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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7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 vs 한국도로공사

by zxcvms170 2026. 3. 9.

2026.03.07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 vs 한국도로공사
2026.03.07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 vs 한국도로공사

1. V리그 역사를 다시 쓴 실바, 3년 연속 1000득점

2026년 3월 7일, 서울 장충체육관.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GS칼텍스가 홈에서 정규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를 3-0(25-23, 25-16, 25-20)으로 완파했다. 스코어보다 더 큰 뉴스가 이날 이 경기장 안에서 만들어졌다. GS칼텍스의 외국인 공격수 지젤 실바가 1세트 4-4 상황에서 백어택을 작렬시키며 시즌 1000득점을 채웠다. 남녀부 통틀어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1000득점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비교 대상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증명한다. 앞서 2년 연속 1000득점은 실바 본인과 남자부의 레오나르도, 노우모리 케이타가 달성한 바 있다. 그런데 3년 연속은 누구도 해낸 적이 없었다. V리그가 출범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그 어떤 선수도 넘지 못한 벽을 실바가 처음으로 허물었다는 것, 내가 보기에 이 기록은 단순한 통계의 합산이 아니다. 매 시즌 상대 팀의 집중 마크와 철저한 분석을 뚫어내면서도 3년 내내 1000점 이상을 쌓아낸 건, 기술과 체력, 그리고 멘탈이 동시에 최정상급이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배구는 상대방이 누구를 가장 경계하는지 알고, 그 선수를 집중적으로 막는 스포츠다. 실바는 그 집중 마크를 3년 내리 뚫어낸 선수다.

이날 실바의 경기 내용도 압도적이었다. 최종 32득점. 그중 1세트에서만 14득점을 뽑아냈고 공격 성공률은 63.6%였다. 특히 1세트 20-23으로 뒤지던 위기 상황에서 실바가 혼자 4연속 득점을 작렬시키며 전세를 뒤집었고, 최가은의 블로킹이 그 흐름을 마무리했다. 내 생각엔 이 장면이 이날 경기 전체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팀이 흔들릴 때 혼자 살려내는 선수, 그게 이번 시즌 GS칼텍스에서 실바가 맡고 있는 역할이고, 그 역할을 3년째 변함없이 수행하고 있다는 게 진짜 대단한 부분이다. 통산 후위 득점도 이날 1000점을 돌파하며 역대 3호 기록까지 추가했다. 득점의 양뿐 아니라 질에서도 V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긴 날이었다.

남은 시즌 3경기에서 실바에게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여자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은 2011~2012시즌 몬타뇨가 세운 1076득점인데, 실바가 33경기 만에 1000점을 돌파했다는 건 남은 경기에서 평균 유지만 해도 신기록 도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내가 보기에 실바가 이 기록마저 넘어선다면, V리그 역사상 가장 지배적인 외국인 선수라는 수식어에 더 이상 의문부호가 붙지 않을 것이다. 이미 충분히 그 자리에 있는 선수지만, 마지막 방점이 찍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 배구 팬이라면 남은 3경기를 그냥 넘기기 아까운 이유가 생겼다. 기록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경험은 언제나 특별하다.

실바를 향한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찬사 그 자체였다. 시즌 내내 심각한 수준의 공격 집중을 당하면서도 공격 1위, 득점 1위를 놓치지 않았고,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 없이 경기마다 30점 내외를 꾸준히 기록했다는 점이 특히 주목받았다. 내가 보기에 실바의 진짜 위대함은 기록의 숫자가 아니라 그 꾸준함에 있다. 한 시즌 폭발하는 선수는 있다. 두 시즌 연속 잘하는 선수도 있다. 그런데 3년 내내 같은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2. 실바 몰빵 구조, 찬사 뒤에 가려진 GS칼텍스의 민낯

실바에 대한 찬사가 넘치는 날이었지만, 내가 보기에 이날 경기는 GS칼텍스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 경기이기도 했다. 실바 혼자 32득점. 팀 전체 득점에서 실바가 차지하는 비율을 생각하면, 이건 협력 배구가 아니라 실바 1인 배구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이날 도로공사를 상대로 이겼기 때문에 이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봄배구 무대에서는 이 구조가 팀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번 시즌 실바의 공격 점유율은 44%에 달한다. 팀 전체 공격 기회 중 절반 가까이가 실바 한 명에게 집중되는 구조다. 팀 득점 2위인 유서연이 시즌 311점, 3위 레이나가 262점인데, 이 둘을 합쳐도 실바의 득점 총량에 한참 못 미친다. 내 생각엔 이 숫자들이 단순히 실바가 뛰어나다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실바 외에 상대 팀이 경계해야 할 공격 옵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신호다. 배구는 상대 팀이 한 선수만 집중적으로 막아도 무너지는 경우가 생기는 스포츠다. 특히 포스트시즌처럼 상대가 철저하게 준비하고 나오는 무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 구조의 문제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건 실바가 흔들리는 경기다. 실바의 공격이 집중 블로킹에 막히거나 컨디션이 조금만 떨어져도, GS칼텍스는 공격 루트 자체가 막혀버린다. 시즌 중에도 실바 혼자 30점 이상을 올렸음에도 팀이 패배한 경기들이 있었다. 나머지 공격 옵션들이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면서 실바의 분전을 팀이 받쳐주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내가 보기에 이건 이영택 감독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문제다. 감독 스스로 실바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공개적으로 말했고, 실바 본인은 "다 때리는 게 낫다, 팀을 돕고 싶다"고 했다. 감독과 선수 모두 이 구조를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인 대안이 없다는 게 더 씁쓸하다.

오세연의 부상 이탈이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오세연은 GS칼텍스 미들블로커 중 가장 안정적인 블로킹과 속공 능력을 갖춘 선수다. 미들블로커의 속공은 상대 팀 블로킹을 분산시키는 핵심 역할을 한다. 오세연이 속공으로 득점을 위협해야 상대 블로커들이 실바에게만 집중하지 못하는데, 오세연이 빠지면 그 분산 효과 자체가 사라진다. 내 생각엔 오세연의 공백은 단순히 득점 몇 개의 차이가 아니라, 실바에게 쏠리는 마크의 밀도를 더 촘촘하게 만드는 구조적 손실이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오세연의 복귀 여부가 GS칼텍스의 봄배구 경쟁력과 직결되는 변수가 됐다. 실바 의존도를 낮추지 못한 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상대 팀의 집중 마크 앞에서 팀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GS칼텍스는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유서연과 레이나가 이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유서연은 이날 경기에서 2세트 연속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가 보기에 유서연이 이런 활약을 매 경기 일관되게 보여준다면, GS칼텍스는 훨씬 입체적인 팀이 될 수 있다. 실바가 공격을 쏟아붓는 사이 유서연의 서브가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그 혼란 속에서 실바에게 더 좋은 공격 기회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봄배구에서 GS칼텍스의 진짜 가능성은 실바 혼자가 아니라 유서연이 얼마나 살아나느냐에 달려 있을 수 있다.


3. 도로공사 공격 성공률 30%대, 1위 팀의 위기가 시작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정규리그 1위 팀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경기를 했다. 공격 성공률 30.76%. 프로 배구에서 이 수치는 공격 자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제공권에서도 밀렸다.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GS칼텍스의 실바가 64% 가까운 성공률로 폭격을 퍼붓는 동안, 도로공사는 수비와 공격 모두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내가 보기에 이건 하루 컨디션 문제가 아니다. 팀 전체가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도로공사의 이번 시즌 흐름을 되짚어보면 이 패턴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1~3라운드까지 도로공사는 안정적인 전력으로 1위를 달렸다. 모마를 중심으로 강소휘, 타나차가 공격을 분담하고, 리시브와 블로킹이 균형을 이루는 완성형 팀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5라운드 들어 1승 4패로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 변곡점에 강소휘의 부상 이탈이 있었다. 내 생각엔 강소휘의 부재가 단순히 득점 몇 개의 차이가 아니라, 팀 공격 패턴의 다양성 전체를 무너뜨리는 변수라는 점이 이날 경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강소휘는 도로공사에서 외국인 에이스 모마와 함께 투 탑을 이루는 국내 핵심 공격수다. 강소휘가 있을 때 도로공사는 모마와 강소휘를 동시에 막아야 하는 상대 팀의 딜레마를 활용해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강소휘가 빠지면서 모마에게 공격이 몰리고, 상대 팀은 모마만 집중 마크하면 되는 구도가 됐다. 이날 GS칼텍스가 도로공사의 모마를 어떻게 막았는지를 보면, 그 전략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지 알 수 있다. 모마의 공격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졌고, 다른 공격 옵션들이 이를 채워주지 못하면서 팀 전체 공격 성공률이 30%대까지 추락했다.

타나차의 부상 공백도 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도로공사는 모마-강소휘-타나차 세 공격수가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최강의 팀이 되는데, 지금은 두 명이 빠진 상태다. 내가 보기에 이 상황에서 정규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팀의 기본기와 박미희 감독의 전술 능력 덕분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이 공백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챔피언결정전은 3전 2선승제 혹은 5전 3선승제로 진행되는데, 상대 팀이 철저하게 모마만 겨냥하고 나오면 도로공사는 대안이 없다. 지금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정규리그 1위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패배 이후 도로공사가 가장 집중해야 할 것은 강소휘와 타나차의 복귀 시점 관리다. 무리하게 투입하다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지면 안 되지만, 포스트시즌 개막 전에 팀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내 생각엔 도로공사는 지금 남은 정규리그 경기보다 포스트시즌 준비에 더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규리그 1위 자리는 이미 확보에 가까운 상황이고, 진짜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그 목표를 위해 선수단의 체력과 부상 관리를 최우선으로 가져가야 할 타이밍이 바로 지금이다. 이날 GS칼텍스전 0-3 완패는 아프지만, 포스트시즌 전에 팀의 취약점을 냉정하게 확인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값진 패배가 될 수도 있다. 그 교훈을 살리느냐 마느냐가 도로공사의 우승 가능성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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